
처음 네덜란드에 도착했던 2020년 지난여름
날씨가 너무 좋다며 하늘만 보고 행복하게 길을 걸었다.
그렇게 걸은지 1분도 안되어 바로 들리는 소리
“Watch out! This is a bike road!"
그렇게 듣고 바닥을 자세히 보니 색이 다른 자전거 도로에서 걷고 있었구나..
나는 아무것도 모른 채 행복하게 자전거 도로로 걷고 있었다. 한국에서는 자전거 도로에 사람이 지나간다고 해도 알아서 피해 가는데 여긴 아니었다.

네덜란드에서는 차보단 자전거가 우선시되고, 자전거보다 보행자가 우선시된다. 시스템을 잘 모르는 여행객들이 자동차 사고보다 자전거 사고가 훨씬 높은 이유도 그것이다.
이렇게 네덜란드가 자전거 강국이 되었던 이유는 첫 번째, 지리학적인 의미가 있다. 국토 대부분이 평지라 자전거로 다녀도 충분히 다닐 수 있다. 심지어 의자에 올라서서 둘러보면 네덜란드를 다 돌아볼 수 있다는 네덜란드 속담도 있다.
네덜란드에는 보행자용, 자전거용, 차량용 신호등이 다 따로 있고, 어떨 때는 자동차로 가는 것보다 빠를 때도 많다. 그러다 보니 자동차 주차난보다 자전거 주차난이 더 심각할 정도다.

두 번째,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 유럽은 미국과 달리 도로가 좁아 차로 다니는 것에 적합하지 않았고, 갑자기 불어난 차로 인해 사건사고가 많았다. 이에 네덜란드 사람들은 자전거를 타게 해달라고 시위를 하기 시작했다. 추가로 오일쇼크까지 더해져 차를 타지 않게 되었다. 자전거 중심의 도로를 설계해 이제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자전거가 되었다.
이렇게 자전거에 친화적이다 보니 자전거 대여소도 상당히 많고 심지어 호텔에서도 무료로 자전거를 빌려준다.
네덜란드에서 자전거와 관련한 간단한 팁을 주자면 길을 몰라도 우측통행으로 달리면 된다. 또한 자전거 도로에서 절대 걷는 건 안된다. 시내에서는 상시적으로 자전거 도로 공사를 많이 하는데 자동차와 함께 가는 것이 두렵다면 내려서 자전거를 끌고 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교차로에서 삼각형이 내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면 우선권이 상대방 차로에 있다는 의미라 앞에 지나가는 자전거에게 양보를 해주어야 함을 의미한다.